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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및 복지정보

연하장애와 안전한 영양 섭취

작성자
최은미
등록일자
2017년 6월 7일 0시 0분 0초
조회
493

연하장애와 안전한 영양 섭취

눈물 삼키며 되찾은 음식 삼키는 즐거움
음식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 ‘먹는 낙’ 뺏아
자주 사래가 걸리거나 물 삼키기 어려우면 의심


메인이미지
이동형 X선 투시촬영장치 ‘C-ARM’ 기기를 통해 연하작용을 살펴보고 있다.


음식물을 입으로 삼켜서 섭취하는 것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생명 유지를 위해 본능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이다.

입속에서 음식물을 씹어서 잘게 찢고 부수어서 침과 섞으며 목 뒤로 넘기기 좋게 만들고 이 과정 중에서 음식의 맛을 음미하게 된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덩어리는 자연스럽게 인두를 거쳐 식도를 통과하고 위로 전달되게 된다. 이런 일련의 삼킴과정들을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많은 신경과 근육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 받으며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과정들을 ‘연하’라고 하며 여기에 관여하는 어떤 부분에 생긴 문제로 인하여 음식 섭취에 어려움이 있는 것을 ‘연하장애’라고 한다.

연하장애가 생기는 원인은 삼키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신호를 받아서 처리해 삼킴 관련 근육들에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계의 문제로 인해 생기는 것을 ‘중추성 연하장애’라고 하며 대표적인 원인으로 뇌경색, 뇌출혈, 외상성 뇌손상, 뇌종양, 파킨슨병 등이 있다. 실질적으로 음식물과 접촉하고 신호를 받아들이고 신호를 발생시키는 구강이나 근육, 말초신경, 구조물 등의 이상으로 인한 것을 말초성 연하장애라고 하며 길랑-바레 증후군, 중증 근무력증, 외상으로 인한 손상이나 두경부 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에 생길 수 있다.


연하장애가 있을 때 생길 수 있는 흔한 증상에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목에 뭐가 걸린 것 같다거나, 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식사시간이 평소보다 현저하게 오래 걸린다거나, 식사 후 목소리가 변하거나, 자주 사래가 걸리는 증상 등이 있다. 특히 사래가 걸리는 증상은 음식물이 구강에서 인두를 거쳐 식도로 넘어가는 과정 중에서 기도쪽으로 음식물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기제 중 한 가지인데, 사래증상이 자주 있다는 것은 음식이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높거나 혹은 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방어기제가 손상된 환자들은 음식이 기도로 흡인이 되어도 기침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래걸림이 없다고 해서 안전하게 음식 섭취가 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뇌졸중 환자들에서 급성기 시기에 물 연하 검사를 이용한 간단한 선별검사만을 시행해 연하 곤란의 발생률을 조사한 연구들에서 37~45%의 발생률을 보이며, 임상 척도와 같은 정형화된 임상 평가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51~55%의 발생률을 보고하는 반면,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64~78%의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검사 방법에 따른 이러한 발생률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무증상 흡인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암시하며, 따라서 연하곤란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와 같은 객관적인 기구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이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는 연하장애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연하장애 정도와 기전을 확인하고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검사결과를 토대로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환자에게 적절한 영양공급 방법과 식이종류를 결정하고 처방하게 된다.

연하장애 환자에게서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적절한 영양 공급이다. 영양공급 방법은 크게 장관과 장관외 방법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병원에서 흔하게 보는 장관외 방법은 바로 혈관을 통해서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며 중심정맥과 말초정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위장관을 통한 음식공급이 불가능할 때 사용하게 되며 말초정맥의 경우 단기간 사용할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2~3일에 한 번씩 바꿔줘야 하고 정맥염을 비롯한 감염의 위험이 있으며 혈관을 통해 주입할 수 있는 제제의 양과 농도에 제한이 있다.

중심정맥의 경우 말초정맥보다 많은 양과 높은 농도의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고 보다 오래 이용이 가능하나 말초정맥보다 위험한 시술이 필요하며 감염의 위험성이 있고 막히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경구 섭취가 불가능할 때 흔히 사용되는 장관 공급 방법은 콧줄이라고 부르는 비위관(levin tube)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코를 통해서 위까지 튜브를 넣어서 이 관을 통해 식이를 공급하는 방법이며 보통은 큰 위험이 없지만 코와 목이 불편하고 자극이 되어 가래가 늘 수 있으며 외관상도 보기에 좋지 않고 일상생활하는 동안에도 줄 때문에 불편하고 적어도 한 달에 1번씩 바꿔주어야 한다.

비위관이 장기간 필요할 경우에는 뱃줄이라 불리는 위장루가 권장되나 배를 뚫어서 위장으로 연결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거부감 때문에 위장루 시술을 받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구 섭취가 가능한 환자라면 당연히 경구섭취가 가장 좋은 영양공급 방법이다. 하지만 구강기에서 씹어서 삼키는 과정이 현저히 지연돼 제대로 된 식사가 이뤄지지 않거나 음식을 잘 삼키기는 하는데 기도로 자주 넘어가서 폐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연하장애가 의심이 되거나 또는 뇌졸중 환자처럼 연하장애가 동반되었을 위험이 높은 환자들은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를 통해서 구강에서 음식을 잘 씹어서 삼키는지, 인두에서 식도로 음식이 잘 넘어가는지, 음식이 기도로 흡인되지는 않는지, 연하과정 후에도 음식의 잔여물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등 종합적인 진단을 한 후 환자에게 적합한 식이성상을 결정하게 된다.

환자의 연하기능에 따라 퓨레(puree)정도의 점도를 먹을지, 반고형식이나 정상 식이를 먹을지, 몇 번에 나눠 삼켜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처방이 이뤄지며 이에 따른 연하재활 치료도 이뤄지게 된다.

연하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환자에게서 부족한 부분을 보상시켜 주는 방법, 연하 근육의 강화 운동, 촉진 기법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환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치료 프로그램 및 식이의 변경이 필요하다.

또한 마비가 심해서 자발적인 연하근육 강화 운동이 불가능한 환자라 하더라도 바이탈 스팀(Vital Stim)이라는 전기자극 치료를 통해 연하 근육에 자극을 주고 운동을 시킬 수 있다.

연하장애에 대한 조기 평가와 이에 따른 식이 변형 및 치료는 흡인성 폐렴 등의 합병증을 최대한 예방하고 적절한 영양공급이 이뤄지게 해서 비용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삶의 질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보다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비장관(혈관)영양이나 비위관(콧줄), 위장루(뱃줄)를 제거하고 경구섭취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재활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진료와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 후 적극적인 연하재활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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