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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및 복지정보

게절성 변비 그리고 대장항문 질환

작성자
김은희
등록일자
2013년 2월 22일 0시 0분 0초
조회
847

계절성 변비 그리고 대장항문 질환

레이디경향 | 입력 2013.02.21 16:43
 
날씨가 추워질수록 항문 통증이 심해지고 이유 없이 아랫배가 묵직해진다. 병원을 찾자니 민망하고, 방치하자니 걱정되는 대장항문 질환. 묵직하고 쓰라린 당신의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줄 겨울철 대장항문 건강관리법을 알아보자.



항문거근증후군이 뭐예요?


주부 최미영씨(가명, 42)에게 작년 12월은 악몽 그 자체였다. 겨울이 막 시작될 무렵 항문이 뻐근하고 심한 통증이 느껴지며 덩달아 변비도 한층 심해져 화장실 가는 게 두려워졌다. 혹시 치질인가 싶어 손으로 항문 주위를 짚어봐도 별다른 증후가 없었다. 하지만 통증의 강도와 지속 시간이 점차 늘어 더 이상 참기 힘들어졌다. 낮에는 물론 심한 날은 밤에 자다가도 아파서 깰 정도였다. 또 변비로 점차 아랫배는 묵직해졌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신호에 화장실로 달려가 배변을 해도 잔변감이 남았다. 병원을 가려고 마음먹은 날도 숱했지만 쉽게 갈 수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결국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한 뒤에야 집 근처 항문외과를 찾았다. 하지만 의사의 검진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의 긴 병원 여정기가 시작됐다. 신경외과, 산부인과, 내과를 거쳐 통증의학과까지 약 한 달간 통증과 관련이 있을 법한 병원을 돌고 또 돌았다. 12월 내내 병원을 옮겨 다니며 2백만원이라는 거금을 썼음에도 확실한 병명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항문외과에서 마침내 그 답을 찾았다. 의사는 검지로 그녀의 항문 위쪽 골반근육인 항문거근을 눌러본 뒤 항문거근증후군이라 진단했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2천 페이지가 넘는 대장항문외과 전공서적에서조차 한 페이지 분량도 안 될 만큼 정보가 적어 전문의에게도 생소한 병이다. 항문거근이란 항문을 둘러싸고 있는 항문괄약근을 지나서 항문 위쪽에 있는 골반근육으로 배변, 배뇨는 물론 여성의 경우 질을 수축하거나 분만에도 관여한다. 이 근육이 경련성 수축 혹은 과수축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항문거근증후군이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만성적 혹은 반복적인 직장통과 치핵, 근육 내 농양, 염증성 장 질환 등 직장통의 다른 원인이 배제된 뒤에야 가능하다. 그래서 임상 치료 경험이 적거나 관련 전문의가 아니면 쉽게 진단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의 경우 검지로 골반근육의 수축 정도를 체크하면 바로 알 수 있는 쉽고도 어려운 병이다. 아직까진 발병률이 높지는 않으나 유독 겨울이 되면 다른 계절에 비해 발병률이 높아지는 '겨울 질환'인 셈이다.

항문거근증후군 외에도 겨울에 심해지는 항문 질환이 또 있다. 바로 항문 질환 환자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치질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한 대장항문병원의 보고에 따르면 2007~2011년 항문 질환 수술 환자 4만9천4백74명을 분석한 결과 28%가 12월에서 2월 사이, 즉 겨울에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봄과 여름 24~25%, 가을 20%에 비하면 높은 수준으로, 치질 역시 겨울 질환으로 보기도 한다. 치질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뉘는데, 항문 안쪽 혈관이 늘어나 점막과 함께 항문 밖으로 나오는 치핵, 항문샘의 염증이나 고름이 항문 주위의 피부를 뚫고 나오는 치루, 항문에 외상을 입어 괄약근이 노출되고 통증이 심해지는 치열로 이중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치핵이 겨울에 특히 발병률이 높다. 겨울이 되면 찬바람에 기관지가 약해질 수도 있고 빙판길에 미끄러져 외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겨울은 건강을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지만 특히나 대장항문 질환도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아 조언한다.

대장항문 건강을 위협하는 겨울 변비


항문거근증후군의 발병 원인으로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다양한 가능성을 추측하고 있는데 변비가 그중 하나다. 배변시 과도한 힘을 반복해서 줄 경우 골반근육의 과한 수축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질 역시 변비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이처럼 각종 대장항문 질환을 일으키는 변비는 계절적 영향으로 겨울에 더욱 심해지는데 한마디로 '겨울'이 대장항문 건강의 최대 적인 셈이다. 또 추운 날씨로 인한 골반근육의 과한 수축은 항문거근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겨울 변비'야말로 항문거근증후군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큰 위험 요소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 추위에 몸이 둔감해지고 활동량이 적어지게 된다. 그러면 몸속 장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장운동 또한 느려진다. 게다가 대변의 70%를 이루는 수분이 여름에 비해 줄어 배변 활동을 둔화시키고 대변을 딱딱하게 만든다. 그래서 배변시 딱딱한 대변을 배출하려고 과도하게 힘을 주면서 항문 혈관이 늘어나게 돼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근육과 조직이 약해 작은 자극에도 빨리 부어오르고 큰 통증을 수반해 변비에 쉽게 걸리게 된다. 겨울에 변비로 고생하는 여성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겨울은 각종 연말연시 모임이 많은 계절이다. 그러다 보니 기름진 음식 위주로 과식하기 쉽고 한 잔 두 잔 기울인 술잔이 과음을 부르기도 한다.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 적당량을 먹으면 영양분이 잘 분해되며 몸속 구석구석 전달돼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과식을 하게 되면 몸속에서 음식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노폐물이 돼 숙변으로 남게 된다. 결국 과식은 몸에 독을 쌓아두는 것과 같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 체온이 높아지며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알코올이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음을 하는 경우 혈액순환 촉진이 빨라지며 다량의 혈액이 몸에 공급되는데, 마찬가지로 항문에도 공급된다는 것이다. 갑자기 공급된 혈액은 항문 혈관을 부풀게 해 출혈을 일으켜 대장항문 건강을 악화시킨다. 최소한 과음과 과식만 하지 않아도 겨울 변비 증상 완화 및 예방할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항문 질환이 갑자기 생겼다고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오랫동안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장 알아채기 쉬운 신호는 역시 배변. 만성 변비든 겨울 변비든 원활한 배변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장항문 건강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만성 변비의 경우 겨울에 한층 심해질 수도 있고, 이전까진 증상이 없다가 겨울에 갑자기 생기는 계절성 변비를 앓을 수도 있다.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보단 최근 먹은 음식과 생활습관을 되새겨본 뒤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좋다. 만약 증상이 심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한다. 아무리 건강을 열심히 챙기는 사람일지라도 대장항문 건강에 대해선 소홀하기 쉽다. 병에 대해 말하기 부끄럽다는 생각으로 방치하기엔 대장항문은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몸속 영양분 흡수, 노폐물 배설을 담당하며 몸속 건강을 유지해주는 중요한 장기로, 없어도 되는 기관이 아니다. 항문거근증후군이나 치열, 치핵의 경우는 괜찮지만 치루의 경우 치료를 하지 않고 10년 동안 방치한 환자 1천명 중 1명은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비록 극히 드문 경우지만 작은 병이 방치로 인해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작은 통증이라도 초기에 문제를 해결하고 몸속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적극적인 치료 자세가 필요하다.

따뜻한 좌욕이 대장항문 건강을 돕는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진단은 어렵지만 의외로 치료법은 간단한 편이다. 수축된 골반근육을 마사지로 풀어주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직접 마취제나 소량의 항염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수술을 하지 않고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항문거근증후군 치료의 장점이다. 최미영씨의 경우도 항염증제와 마사지 요법을 실시하자 지독한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한다. 치료 6회 만에 통증이 완전히 사라져 외출을 겁내던 그녀가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지금은 병을 앓기 전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반면 치질은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른 치료가 들어간다. 발병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온열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가 진행되며 증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에는 재발이 적고 효과가 좋은 수술 치료를 하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숙련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진료 후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환자의 나이, 직업, 생활습관, 병의 진행 상태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치료가 결정되므로 기간을 두고 여유 있는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병원 치료 외에 집에서도 겨울철 대장항문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식습관 개선. 식습관은 항문대장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좋은 것을 먹어야 몸속까지 건강해지는 법.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적당량 먹어 체내 숙변이 쌓이지 않도록 한다. 또 과음과 과식을 하지 않고 규칙적인 식습관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은 여름에 비해 체내 수분 섭취량이 줄어드는 만큼 하루 2L가량의 물을 나눠 마시면 대변의 고형을 막아 배변시 항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돕는다.

겨울 변비가 너무 심해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배변습관을 바꿀 것을 권한다. 추운 날씨 탓에 근육과 모세혈관이 수축돼 있는 상태인데 무리하게 항문에 힘을 주어 억지로 배변 활동을 유도하는 것은 항문 건강에 좋지 않다. 배변 신호가 오면 3분 이내에 배설하도록 하고 시간이 초과되면 변기에 앉아 있는 것보다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배변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 책이나 신문 등을 화장실에 갖고 들어가는 습관이 있다면 앞으로는 빈손으로 들어가도록 하자.

원활한 배변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항문외과에서 진행하는 배변 훈련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변 훈련은 깁스를 푼 뒤 받는 물리치료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 통증을 줄이고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것이 물리치료이듯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아 대장항문 질환을 예방해주는 게 바로 배변 훈련이다.

마지막으로 항문에 통증을 느낀다면 하루에 1, 2회 10분 정도 좌욕을 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체온과 비슷한 정도의 따뜻한 물에 항문을 담가 항문 근육을 이완시키고 미세한 항문 주름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해 소독 효과도 볼 수 있다.

대장항문에 작은 통증이라도 느껴지면 덜컥 겁부터 먹고 두려움에 떨거나 병원 갈 생각만 해도 민망함에 얼굴이 빨개지는 게 사실이다. 이번 겨울은 연일 한파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유난히 춥다. 그만큼 겨울 변비와 대장항문 질환에 시달리는 얼굴 빨개진 사람도 많을 터. 대장항문 질환을 더 이상 민망한 병이 아니라 빨리 치료할수록 통증이 쉽게 사라지는 병이라 생각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대장항문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항문 질환에는 좌욕보다 좌훈이 훨씬 효과적이다?


좌훈은 약물을 끓여 수증기를 환부에 쬐는 것으로 항문 질환에는 적합하지 않다. 예민해진 항문에 뜨거운 수증기가 직접적으로 닿을 경우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깨끗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너무 뜨겁지 않고 체온과 비슷한 정도의 따뜻한 물에 10분 정도 좌욕을 한다. 이때 아무것도 넣지 않은 깨끗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

2 항문거근증후군이 생기면 무조건 쿠션감이 좋은 의자에 앉아야 한다?


골반근육이 아래로 내려앉아 통증을 유발하는 항문거근증후군의 경우 쿠션감이 좋은 의자는 좋지 않다. 푹신한 의자에 앉다 보면 엉덩이를 뒤로 빼고 앉게 되면서 골반근육이 아래로 내려앉게 만들기 때문. 적당한 쿠션감이 있는 의자에 엉덩이를 최대한 붙이고 똑바로 앉는 것이 바른 자세다.

3 치질은 추운 날 더 아프고 따뜻하면 낫는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지면 몸 안의 면역기능 저하와 함께 혈액순환 장애가 생겨 항문 조직의 통증을 악화시킨다. 반대로 따뜻한 곳에 들어오면 괜찮아지기도 한다. 이것은 혈전이 생겼을 때 부어올랐다가 부기가 빠지면 통증도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늘어난 혈관은 없어지는 게 아니다. 혈관 뭉치가 제법 커 불편함을 느낀다면 절제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좋다.

4 겨울 변비 환자는 모두 항문거근증후군에 걸린다?

겨울 변비 환자는 배변시 너무 강한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골반근육에 많은 힘이 가해져 수축하게 되는 골반폐쇄형 변비 중 치골 직장근 이완부전증인 경우가 많다. 배변을 돕는 치골 직장근이 움직이지 않아 대변의 원활한 배출을 방해하는 질환으로 골반근육의 경련을 유발하게 된다. 치골 직장근 이완부전증 변비인 경우라면 항문거근증후군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모두'라고는 말할 수 없다.

5 치질은 무조건 재발한다?


만약 수술을 통해 근본적인 제거술을 했다면 치질은 재발하지 않는다. 일반 사람들이 치질의 재발률이 높다고 오해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수술 받지 않은 다른 부위의 혈관이 늘어나 치핵이 됐을 때다. 또 다른 하나는 통증이 사라져 치질이 완쾌됐다고 생각했다가 다시 치핵 통증이 시작되면 재발했다고 착각하는 경우다. 두 경우 모두 치핵 근본 절제술을 받으면 된다.

Mini Interview


"겨울철 예상치 못한 대장항문 질환이 생길 수도"

강남송도외과 김건욱 원장(대장항문 전문의)

겨울에 특히 조심해야 할 항문 질환이 있다면?


날씨가 추워지면 항문 주위에 있는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혈관 속에서 혈류가 굳어 덩어리가 된다. 그 덩어리가 바로 혈전인데 이로 인해 항문이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혈전성 외치핵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 연말이나 연초에 갑자기 술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장이 심한 자극을 받아 설사를 하게 된다. 증상이 심하면 항문 입구 부분이 찢어져 피가 나는 치열이 발생해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계절성 변비의 경우 겨울이 지나면 자연스레 변비가 사라지는가?


기온이 떨어지고 날씨가 추워지면 괄약근의 긴장도가 강해진다. 배변시 대변이 직장에서 나올 때 항문 입구의 피부가 찢어지는 치열이 생기게 된다. 이게 점차 반복되며 찢어지면 내괄약근까지 노출돼 배변 뒤에도 통증이 지속된다. 이 치열로 인해 배변이 힘들어지고 결국 변비가 생길 수도 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괄약근의 긴장도가 떨어져 대변이 쉽게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변비 증상이 완화된다.

항문거근증후군의 경우 진단이 어렵다고 하던데 왜 그런가?


일반 사람들은 항문거근증후군은 항문괄약근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골반 속에 있는 골반근육의 경련이다. 그래서 기타 항문초음파나 MRI, 전산단층촬영 등 기계로 정밀 검진을 해도 정상으로 나타난다. 또 골반 통증이기에 대장암이나 산부인과 질환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진단이 까다롭고 어려운 편이지만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의 경우 항문거근증후군을 빨리 찾아낸다.

항문거근증후군에 잘 걸리는 고위험군이 따로 있나?


골반근육에 생기는 통증이다 보니 골반이 약해진 사람들이 고위험군에 속한다. 출산 경험이 많거나 반복적으로 추운 곳에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있는 등 골반을 많이 쓰는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특히 걸레질이나 부엌일을 쪼그려서 하거나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빼고 앉는 습관이 있는 경우 골반근육이 아래로 내려앉아 골반근육 경련, 즉 항문거근증후군이 생기게 된다.

항문거근증후군의 증상이 대장암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하던데 항문거근증후군이 지속될 경우 대장암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건가?


항문거근증후군이 지속된다고 해서 대장암이 생기지는 않는다. 두 병은 증상만 유사할 뿐 전혀 다르다. 항문거근증후군이 생겼을 때 골반 속의 뻐근한 통증과 심한 압박감, 배변시 뭔가에 막힌 듯한 느낌을 암이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의 경우 복부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지고 몽우리가 만져지거나 변비보단 설사가 잦다. 다만 항문거근증후군의 증상이 대장암과 상당히 유사하니 이런 증상이 있을 때 간단한 S결장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평소 겨울 변비나 대장항문 질환과 관련된 일반적인 상식이나 속설 중에 바로잡고 싶었거나 잘못 알려져 안타까웠던 것이 있다면 알려달라.


부끄럽다는 이유로 초기에 병원에 오지 않고 참고 참다가 결국 못 참을 때야 병원을 찾는다. 치질 환자의 경우 발생한 지 4년 뒤에야 병원에 온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너무 늦게 온다. 안타까울 때는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오히려 병을 키워서 오는 경우다. 특히 겨울 치질에 소금물 좌욕과 식초 소독이 좋다는 등 검증 안 된 민간요법이 많은데, 절대 해서는 안된다. 꼭 대장항문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대장항문 질환 자가 진단 테스트 YES→ NO→




<■글 /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도움말 / 김건욱(강남송도외과 원장, 대장항문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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