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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및 복지정보

오십견 이제 그만 내려와주면 안될까?

작성자
김은희
등록일자
2013년 6월 14일 0시 0분 0초
조회
1,354
 
오십견은 나이 오십에 찾아오는 노인성 질환이 아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어깨 질환이다. 어깨가 무겁고 뻣뻣하다면 오십견, 즉 '유착성 관절낭염'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라.

과중한 업무와 잦은 야근, 끊임없이 밀려오는 스트레스의 독소가 고스란히 쌓이는 어깨. 그러나 고작 그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기에는 겸연쩍다. 한평생을 버텨낸 부모님이나 세계 최고를 노리는 괴물투수 류현진이나 마린보이 박태환의 어깨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용 횟수나 강도에서 차이가 있는데 감히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때로는 주름을 잡아볼 필요도 있다. '오십견' 때문이다. 단순 근육통이나 골절이 아닌, 지속적으로 일생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어깨 통증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어깨의 과도한 사용과 관절의 노화가 한 원인이다.

또 다른 하나는 경추추간판탈출증, 즉 목 디스크로 인해 발생한 통증이 어깨까지 전이된 '방산통放散痛'을 들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아니라면 결론은 오십견으로 모아진다. 50대 무렵부터 찾아온다고 알려진 오십견은 실제로 첫 번째 원인에 속하지 않는다. 명칭에 대한 오해일 뿐, 오십견은 나이나 사용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환이다. 근육통도, 부상도, 노화도, 심지어 디스크 증상도 아니라면 어떤 이유 때문이란 말인가? 모른다. 아니 여러 추정은 있으나 정확하게 밝혀진 이유가 없다.

오십견은 단순한 근육통일지라도, 목 디스크라 할지라도, 심지어 어깨에 문제가 없다 해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그냥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팔을 들 수도, 잠을 잘 수도 없게 만든다. 지속적인 어깨 통증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며 심하면 평생 장애로 남을 수 있다. 어떤가? 이런데도 여전히 파스나 붙이며 방치해둘 수 있겠는가!

정의: 이 어깨가 그 어깨가 맞아?


예전 어른들은 어깨가 아플 때마다 '오십견'을 운운했다. 가난한 시절이라 병원에 가서 자세한 진단을 받을 수도 없었을 시절이니 어깨 통증의 모든 원인을 통칭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굿모닝한의원 김규만 원장 역시 오십견을 관습적 의미로 해석한다. "인간을 직업으로 친다면, 오십견은 일종의 직업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직립과 함께 인간은 두 손과 두 팔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떤 것이든 오랫동안 과하게 사용하면 탈이 나듯, 한계 범위를 넘어가게 되면서 어깨에 탈이 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즉 원인이 무엇이든, 어깨 관절과 관계된 모든 질환을 오십견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죠." 어깨 관절이 사용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것은 포괄적인 의미다.

이를 세분화하면 어깨 통증 전반을 가리키는 오십견이란 관습적인 용어는 사라지고, 현대 의학에서 쓰이는 명칭으로 세분화된다. "흔히들 말하는 오십견은 특정한 질환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오십견이란 용어 대신,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나 막이 유착되거나 굳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지칭하는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왜 유착이 발생하는지 명확히 밝혀내지는 못했습니다. 유착이나 굳는 현상이 노화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오십견이란 이름대로 50대부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20~30대부터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뜻입니다." 고려대학교 재활의학과 이상헌 교수의 말이다. 이상헌 교수의 동료이자 어깨 관절 전문의인 윤형석 교수는 이해를 돕기 위해 어깨 통증의 또 다른 원인을 짚어준다. "만약 오십견이 어깨 통증 전반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유착성 관절낭염보다 먼저 과도한 어깨 사용으로 인한 상처나 염증 그리고 관절 노화가 원인이 되는 '활액낭염'이나 '건초염' 같은 '충돌성 증후군impingement syndrome'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더불어 경추추간판탈출증ruptured cervical disk으로 인한 방산통인지도 확인합니다. 충돌성 증후군도 아니고 경추추간판탈출증도 없으며,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는데 통증을 호소한다면 원인이 불분명한 유착성 관절낭염일 확률이 높습니다." 굳이 충돌성 증후군이나 경추추간판탈출증을 검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착성 관절낭염이 어깨 관절 주변의 낭이나 막이 굳어서 통증을 유발한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X-ray나 CT는 물론 정밀하다는 MRI와 초음파 검사로도 그 모습을 명확히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충돌성 증후군이나 경추추간판탈출증은 검사로 명확히 구분할 수 있으므로, 이를 먼저 확인하고 없을 경우에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조심스럽게 추론하는 것이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진단하기 위한 또 하나의 주요한 어깨 통증 증세를 짚어준다. '석회성 건염calcific tendinitis'이다. "흔히 오십견이라고 착각하는 질환이 석회성 건염입니다. 석회질의 알갱이가 어깨 힘줄에 박혀서 통증을 유발하는데, 심한 경우 성인도 눈물, 콧물을 흘리며 사정할 정도입니다. X-ray로는 나타나지 않으나 초음파 검사로 구별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한방의 적극적인 해석으로 보면 오십견은 모든 어깨 질환을 지칭한다. 양방의 소극적인 해석으로서의 오십견은 검사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어깨 질환을 제외한, 어깨 주변의 관절낭과 막이 쪼그라들고 유착이 생겨 굳어지는 질환으로 추정되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원인: 어깨에 눌어붙은 너!


어떤 식의 해석이든 어깨가 굳는 원인에 대해서 명확히 밝힐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오죽했으면 서양에서도 우리가 오십견이라 부르듯 유착성 관절낭염이 아닌 '동결견frozen sholder'이란 두루뭉술한 용어를 사용해왔겠는가? 결국 전문의들이 선택한 방법은 이미 밝혀진 어깨 통증의 원인들 속에서 유추하는 것이다. 일단 어깨 질환 중에서 가장 명확한 충돌성 증후군에서 먼저 답을 유추해보자. "오래되고, 많이 사용한 기계가 고장나는 원리와 같습니다. 주로 중장년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어깨를 많이 쓰는 테니스, 수영, 야구 투수 같은 젊은 스포츠 선수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납니다." 이상헌 교수의 말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우선 과도하게 사용하여 인대가 끊어져 통증이 발생한다. 또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근막이 다치거나, 어깨 관절을 이루는 근육이 관절에 닿아 염증이 생겨도 통증이 나타난다.

윤형석 교수는 근육이나 근막이 다치는 이유를 좀더 자세히 들려준다. "어깨는 팔의 끝부분에 자리한 둥근 모양의 상완골두head of humerus가 견관절shoulder joint의 오목한 모양의 소켓socket에 맞물려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상완골두가 소켓에서 빠지지 않고 매달려 있을 수 있는 데는 회전근개라는 근육 덩어리와 함께 주위를 둘러싼 근막이 상하, 좌우, 앞뒤에서 두 골격을 이어주고, 단단히 붙들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특정한 동작을 많이 하다 보면 어느 한쪽에서 잡아주는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강하게 당겨진 쪽 근육이 골격에 닿아 마찰을 일으키면서 염증이 일어나게 됩니다. 당연히 노화로 인해 근육이 약해진 경우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치료 방법은 다르지만, 미세한 손상의 반복이나 혈액순환 장애가 반복되어 발생하는 석회성 건염도 결국은 과도한 사용과 노화가 원인이란 점은 충돌성 증후군과 별반 다르지 않다.

김창우 원장은 또 하나의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답을 준다. "경추추간판탈출증은 디스크가 눌리거나 탈출하여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을 유발하기에 어깨 질환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다만 경추추간판탈출증을 앓은 환자들에게서도 유착성 관절낭염이 나타난다는 것이 힌트일 수 있습니다."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는가? 다쳐서든, 혈액순환이 안돼서든, 신경이 눌려서든 답은 어깨를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동결견'이란 명칭에 한 가지 그럴듯한 답이 있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어깨를 많이 움직이지 못하면 어깨 관절을 둘러싼 근육과 근막이 쪼그라들고 눌어붙어서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어깨 질환을 앓은 사람은 물론 다른 병으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서도 유착성 관절낭염은 발생한다고 한다. 요즘은 어깨 관절 전문 병원이 많이 생겨 수술이 많이 시행되는데, 젊은 운동선수들 가운데 인대 파열이라는 충돌성 증후군 때문에 수술을 하고 회복을 기다리는 사이에 유착성 관절낭염을 얻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1차성과 2차성이 있다.

아무런 징후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1차성이며, 충돌성 증후군이나 석회성 건염, 경추추간판탈출증 등의 어깨 질환으로 오랫동안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경우에 뒤따라 발생한다면 2차성이다. 1차성의 원인은 여전히 확실치 않지만, 이상헌 교수는 2차성을 통해 1차성의 원인도 추측한다. "아마도 어느 한 시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깨 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활액낭염을 앓았으나 그 시기에 팔을 움직이지 않으면서 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간 것이죠. 과도한 사용이 문제가 되는 충돌성 증후군은 사용을 자제하면 염증도 사라지게 됩니다. 움직이지 않아서 염증은 사라졌으나 대신 유착성 관절낭염이 자리잡았으니 아무리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게 아닐까요?" 과함은 모자람과 같다고 하지만 모자람도 결코 과함보다 나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과하면 충돌성 증후군이, 너무 안 움직이면 유착성 관절낭염이 발생하니 어느 변죽에도 춤을 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김규만 원장은 조금 더 근본적인 데서 원인을 더듬는다. 신체 전반의 자세다. "해부학적으로 볼 때 인체의 무게중심은 골반입니다. 골반 위에 척추가 있고, 그 위로 요추와 흉추, 경추가 차례대로 올라서 있지요. 어깨는 흉추의 2번과 7번이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골반이 틀어지면 요추와 흉추가 틀어지고, 흉추가 틀어지면 당연히 어깨가 휘어져 경추까지 틀어집니다. 한마디로 골반의 불균형은 어깨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어깨가 먼저 무너지면서 경추추간판탈출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김규만 원장에 따르면 어깨 질환 환자들의 대부분은 어깨가 앞으로 굽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동시에 목이 두껍다고 한다. 육체는 스스로 바른 자세를 잡기 위해 승모근에 더 많은 근육을 동원해 굽은 어깨를 잡아당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부드러운 근육으로는 굽은 어깨를 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고무줄로 물건을 당기는 것보다 단단한 밧줄로 당겨야 더 잘 끌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승모근이 단단하고 굳어지는 것입니다. 승모근은 목부터 어깨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이게 굳었으니 그 밑으로 지나가는 혈은 물론이고 혈관과 근막, 근육이 다 눌려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병이 눌어붙지 않고 배겨낼 수 있겠습니까?"



혼자서도 잘해요! 오십견 치료 운동
처음부터 억지로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 많이 호전된 후 조금씩 시도해보자.

1아픈 지점까지 올린 후 그 지점에서 10초간 유지한 후 내린다. 10회 반복.
2수건이나 막대기를 이용하여 아픈 팔을 등을 따라 올린다. 아픈 지점에서 10초간 유지한 후 제자리로 돌아온다. 10회 반복.
3수건이나 막대기를 이용하여 팔을 뒤로 올린다. 아픈 지점에서 10초간 유지한 후 제자리로 돌아온다. 10회 반복.
4아프지 않은 팔로 아픈 팔을 잡고 등을 따라 올린다. 아픈 지점에서 10초간 유지한 후 제자리로 돌아온다. 10회 반복.
5양손으로 문간을 잡고 몸을 앞쪽으로 밀면서 어깨를 스트레칭한 다. 아픈 지점에서 10초간 유지한 후 제자리로 돌아온다. 10회 반복.
※자료 제공고려대학교안암병원 재활의학과







진단: 팔이 어디를 가리키는가?


유착성 관절낭염의 조짐이 보이면 팔을 움직여주어야 할 것이다. 충돌성 증후군이라면 가급적 안정을 취해야 할 것이다. 경추추간판탈출증이라면 당연히 자세를 바로하여 디스크가 더 눌리지 않도록 할 것이다. 그런데 환자들이 어깨에 내려앉은 통증을 유착성 관절낭염인지, 아니면 다른 어깨 질환인지 구분하여 대처할 수 있단 말인가? "넘어져서 찾아온 사람들은 일단 근육 타박상이나 어깨 골절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연로한 분들이라면 당연히 노후에 따른 회전근개파열이나 인대 손상 같은 충돌성 증후군을 의심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오십견을 의심해야겠지요.

경추에 이상이 있다면 이미 환자는 어깨 이전에 목통증을 호소할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맥진과 함께 문진, 즉 환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을 중요시한다. 어깨 질환을 진단하는 데 문진은 김규만 원장에게 중요한 진단법 중 하나다. 물론 한의학에서만 문진을 하는 것은 아니다. 김창우 원장 역시 의사의 1차 검진에서 이미 환자의 질환을 어느 정도 짚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 다들 어깨가 아프다고 말합니다. 그 상태라면 어떤 원인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요. 하지만 어깨의 어느 부위가 아픈지 짚어보라고 하면 스스로들 턱턱 잘 짚어냅니다. 대체로 목과 어깨 사이, 어깨 관절, 어깨와 등 뒤쪽 등을 짚는데, 거기에 답이 있죠. 각각에 따라 디스크, 충돌성 증후군 그리고 유착성 관절낭염 증세가 주로 나타나는 곳이니까요." 1차 검진에서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팔을 들기 힘들어하는 환자들의 팔을 움직이면서 통증 부위를 확인하기도 한다.

"어깨 관절 안에서는 '회전근개'라고 하는 근육 덩어리가 팔의 움직임에 관여합니다. 회전근개는 극상근supraspinatus, 극하근infraspinatus, 소원근teres minor, 견갑하근subscapularis의 네 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은 각각 옆으로 돌리고, 뒤로 돌리며, 뒤쪽 아래로 벌리거나, 앞으로 당기는 등의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지요. 따라서 네 근육 중 어느 곳에 염증이 생기거나 인대가 파열한다면 담당하고 있는 방향으로의 움직임에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으로 충돌성 증후군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상헌 교수의 설명이다. 팔을 드는 게 크게 어렵지 않은 경추추간판탈출증 증상과는 확실히 구분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유착성 관절낭염 증상과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윤형석 교수는 확연히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통증의 징후를 면밀히 관찰한다면 어느 정도 알 수도 있다고 말한다. "대개 충돌성 증후군은 팔을 들어올리다 염증이 어깨 관절을 이루는 뼈와 마찰하는 지점이 되었을 때 순간적으로 '아!' 하고 통증을 호소합니다.

이에 비해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들은 어깨 근육이나 근막 전체가 굳어 있는 탓에 팔을 들어올리는 내내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편입니다." 석회성 건염의 통증 양상 역시 조금 다르다. 다른 어깨 질환이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을 느끼는 것과 달리 석회성 건염은 움직임이 없어도 느낄 수 있다.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 중에 잘 때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팔이 눌려서 생기는 통증입니다. 그러나 석회성 건염은 돌멩이가 박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나타납니다. 또한 시기별로 통증 정도가 다른 게 특징인데, 석회질이 녹아서 빠져나가는 말기가 되면 통증은 극에 달합니다." 하지만 석회성 건염이 만성인 경우에는 구분이 쉽지 않다는 것이 김창우 원장의 말이다.

이를 명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석회질 덩어리의 위치를 확인하고, 그 부위를 손으로 눌러 재차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아무리 1차 검진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지만, 오늘날 어깨 통증을 진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MRI와 초음파 검사다. MRI는 경추추간판탈출증을 명확히 밝혀주며, 초음파 검사는 충돌성 증후군이나 석회성 건염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만약 MRI와 초음파 검사는 물론이고 CT와 X-ray에 드러나지 않는 어깨 통증이 있다면 유착성 관절낭염뿐이다.

처방: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어깨 질환을 헤집고 다녔지만 유착성 관절낭염의 해법은 명확하다. 쪼그라들어 뭉치고, 굳어진 관절낭, 근막, 근육을 풀어주면 된다. 재활의학과는 약물과 운동 처방으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통증 때문에 당장 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먼저 약물 치료로 통증을 줄여준 후 운동을 권합니다. 유착성 관절낭염 치료는 의사보다는 환자의 노력에 달렸습니다. 얼마나 통증을 견뎌내고, 스스로 몸을 움직이느냐에 따라 치료기간이 달라지니까요. 열심히만 한다면 경미한 환자라면 약물 처방만으로 몇 주 만에, 심한 환자들은 6개월 이상 재활 훈련을 받기도 합니다." 윤형석 교수의 처방이다. 이상헌 교수는 충돌성 증후군의 운동 처방인 '견갑골 안정화 운동Scapular Stabilization Exercise'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유착성 관절낭염과 달리 최대한 안정이 필요한 충돌성 증후군의 경우에도 아프지 않은 방향으로 팔을 움직이며 어깨 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을 하는데, 이것이 견갑골 안정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회전근개의 네 근육의 균형을 잡아주는 동시에 굳어 있는 어깨를 풀어주는 데도 효과가 좋습니다." 정형외과의 치료도 재활의학과의 약물과 운동 처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근래에는 진단은 물론 약물과 기타 치료법이 과거에 비해 훨씬 좋아졌기 때문이다. "석회성 건염같이 과거에는 거의 수술을 해야 했던 어깨 질환조차도 요새는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 치료와 초음파 유도 주사 치료 그리고 체외 충격파 시술 정도로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상태가 심각한 경우라면 수술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유착성 관절낭염 역시 이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치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문제일 뿐이죠." 김창우 원장은 바로 이 시간의 문제를 해결했다. 너무 심한 통증 때문에 운동을 못하고, 사회 생활 때문에 운동 처방을 꾸준히 수행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수면운동요법'을 개발한 것이다. 유착성 관절낭염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늘려주고, 펴주고, 흩어놓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는 과정에서 환자들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감내해야 한다. 수면운동요법은 이 중증의 환자들을 재워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한 다음 김창우 원장이 환자의 팔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뭉친 곳을 풀어주는 것이다. "시술을 하다 보면 실제로 어깨 근막에서 '뿌드득, 뿌드득' 소리가 납니다. 뭉쳐 있던 근막이 찢어지고 갈라지는 소리입니다.

만약 환자들이 깬 상태였다면 거의 기절했겠지요. 하지만 시술시 통증을 못 느낄 뿐 아니라 이후에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으며, 가장 큰 장점은 곧바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술은 2박 3일 입원해서 두세 차례 받는다. 김창우 원장이 굳이 입원을 시키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시술 후 굳지 않도록 운동을 시키려는 목적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물이나 시술 치료 후 통증이 없기에 운동을 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강제로 찢은 근막 내에 발생한 출혈과 상처가 굳지 않도록 가외적인 처방을 하기 위해서다. 근막 내의 출혈이나 상처를 내버려두면 오히려 시술 전보다 더 딱딱하게 굳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경과를 지켜보면서 짧은 시간 내에 집중 치료를 하기 위함이다.

김규만 원장의 한의학적 처방도 김창우 원장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침이나 뜸으로 어깨 기와 열을 불어넣어 혈과 혈관, 살 모두 부드럽게 한다. 통증을 덜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 다음 골반부터 어깨와 경추에 이르는 자세를 바르게 맞춰서 어깨 통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데, 이 처방이면 2~3일 만에 통증이 완화된다고 한다. "경추추간판탈출증이라 할지라도 증세가 가벼우면 수술이나 시술 대신 자세만 바로잡는 처방만으로도 충분히 어깨 통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변태적인 사디즘적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제 몸에 통증이 생길 것을 뻔히 알면서 그걸 실행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십견, 즉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들도 대부분 당장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더라도 차라리 안 올려서 통증을 피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전문의들은 희소식과 비소식을 함께 전해준다.

희소식은 유착성 관절낭염의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질환이라는 사실이다. 비소식은 최소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통증이 이어지는데, 과연 그것을 견뎌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는가? 가만히 있지 말고 무엇이라도 해야겠지? 김규만 원장이 처방하는 간단한 방법을 실천해보자. "젖꼭지와 젖꼭지를 잇는 유두선을 따라 등 뒤로 돌아가는 자리에 베개를 받치고 누운 다음 팔을 들어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세요. 아침저녁으로 10~15분씩이면 됩니다. 또 후상장골극이라 하여 허리띠가 지나가는 허리 부근에 튀어나온 두 개의 돌기가 있습니다. 거기에 다시 베개를 받치고 누우세요. 역시 아침저녁으로 10~15분씩이면 충분합니다. 이것만 꾸준히 해준다면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오십견'을 예방할 수도 있고, 현재의 어깨 통증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견갑골 안정화 운동
이 운동은 본래 충돌성 증후군 재활 운동이지만, 어깨 관절의 균형을 잡아주기에 오십견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1 스트레치 롬보이드
1
오른 팔을 교차해서 몸 앞으로 가져온다.
2왼손으로 오른쪽 팔꿈치를 잡는다.
3완만하게 가슴 쪽을 가로질러 어깨 뒤쪽까지 스트레칭을 한다. 다른 팔을 반복한다.
41세트에 10번씩 반복해서 하루에 두 번 실시한다. 자세는 10초를 유지한다.
2 스트레치 숄더 캡슐 포스테리어
1
팔을 교차하여 몸 앞으로 가져온다.
2다른 팔로 오른쪽 팔꿈치를 잡는다.
3완만하게 가슴 쪽으로 누르면서 어깨 뒤쪽에서 당김을 느낀다.
41세트에 10번씩 반복해서 하루에 두 번 실시한다. 자세는 10초를 유지한다.



3 레지스트 숄더 프로트랙트 빌 서파인
1
바닥에 등을 대고, 팔꿈치를 펴고 손에 바벨을 잡고 팔을 수직으로 세운다. 천장을 향해 팔을 움직이도록 한다.
23세트에 20번을 반복하며, 하루에 한 번씩 세트에 1분씩 휴식을 취한다.
34초에 한 동작을 반복한다.
4 레지스트 숄더 리트랙션 유니 프라운
1
긴 의자나 침대에 얼굴을 대고 눕는다.
2웨이트를 잡고 팔꿈치를 90° 구부린다. 가운데 어깨 쪽을 향하도록 팔을 들어올린다.
3하루에 한 번씩, 한 세트에 20번 반복한다. 세트마다 1분씩 휴식을 취한다.

5 레지스트 숄더 디프레스
1
탄력 밴드를 아래로 향하도록 한다.
2완만하게 탄력 있는 물체를 팔 옆으로 유지하며 팔꿈치를 아래로 당긴다.
33세트에 20번을 반복하며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실시한다. 세트에 1분씩 휴식을 취한다.
44초에 한 동작을 반복해서 실시하도록 한다.
6 레지스트 숄더 오버헤드 프레스 빌 사이드
1
발을 엉덩이 너비만큼 벌리고 웨이트를 손바닥으로 향하게 한다.
2양팔을 머리 옆으로 곧게 올린다.
33세트에 20번을 반복하며, 하루에 한 번씩 실시한다. 세트에 1분씩 휴식을 취한다.
44초에 한 동작을 반복해서 실시하도록 한다.

※자료 제공고려대학교안암병원 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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