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 메뉴



건강 및 복지정보

단감 vs 홍시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자
2021년 11월 1일 14시 24분 34초
조회
212
01010101001.20211029.001318555.02.jpg
가을에는 다양한 감이 입맛을 돋운다. 왼쪽 위 그릇이 ‘부유’ 단감, 그 아래가 ‘태추’ 단감이다. 오른쪽 위 바구니가 홍시인 ‘대봉시’, 그 아래는 ‘청도반시’다. 김도웅 기자

[맛대맛 ⑱] 단감 vs 홍시

 

감나무에 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열린 것을 보니 가을이 실감 난다. 농촌마을에 가면 어디서나 쉽게 감나무를 볼 수 있다. 높이 자란 감나무의 감은 장대로 ‘휘휘’ 저어서 따는데, 장대가 닿지 않으면 힘들여 따지 않고 까치 먹으라고 남겨주는 게 시골의 넉넉한 인심이다. 감은 크게 단감과 떫은감으로 나뉜다. 떫은감으로 만드는 게 홍시다. 한입 베어 물면 ‘아삭’ 소리를 내며 단물이 나오는 단감과 푹 익은 빨간 속살을 숟가락으로 떠 먹는 재미가 있는 홍시의 매력을 알아봤다.


[단감] 아삭함 속에 은은한 단맛 ‘일품’

‘부유’ ‘태추’ 등 품종 다양 꼭지 주변 볼록하면 달아

비타민·식이섬유 등 풍부

 

단감은 ‘감시(甘枾)’라고도 부른다. 단감은 어린 시기에 떫은맛이 사라져 나무에서 따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잘 익은 감을 손으로 눌러보면 단단하면서도 물렁하다. 붉은 노란빛을 띠는 껍질을 깎으면 주황색 속살이 드러난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고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난다. 단감의 주산지는 경남 창원·진주, 전남 영암 등이다.

단감은 품종이 다양하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품종은 <부유>로, 감 특유의 감칠맛과 은은한 단맛이 일품이다. 꼭지 주변의 골이 깊지 않아 모양이 탐스럽게 동글동글하다. 저장성도 좋아 많이 재배한다. 손지영 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연구사는 “<부유>는 우리나라 전체 단감 재배면적의 82%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최근 유명해진 <태추>는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부유>보다 과육이 부드럽다. 식감이 배와 닮았다고 해서 ‘배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른 품종과 확연히 다른 점은 얇은 껍질이다. 떫은맛이 거의 없어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기도 한다. 얇은 껍질 때문에 생장 과정에서 꼭지 반대 부분에 검은색 점이나 줄무늬가 쉽게 나타난다.

손 연구사는 “검은 점 때문에 불량품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달고 연해 맛있는 상품으로 볼 수 있다”며 “수확 시기가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로 짧고 저장성이 약해 맛볼 수 있는 기간이 한달 정도”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일찍 수확해 추석 차례상에 많이 올리는 <서촌조생>, 당도가 높지만 육질이 치밀하고 딱딱한 <차랑>을 비롯해 <조완> <어소> 등 다양한 품종이 있다.

단감의 당도는 꼭지를 보고 확인할 수 있는데, 꼭지 주변이 고르고 약간 볼록하면 달다. 가장 달콤한 부분은 꼭지의 반대쪽과 씨 주위의 과육이다.

단감은 당도가 높지만 많이 먹어도 살찔 걱정이 없다. 단감의 칼로리는 100g당 44㎉로 사과(57㎉)보다 낮다. 다른 과일에 비해 비타민 A와 C의 함량이 높아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고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단감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다만, 바나나와 함께 먹으면 철분 흡수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홍시] 한입 물면 사르르~ 멈출 수 없는 맛

‘청도반시’ ‘대봉시’ 대표적 사과와 함께 두면 빨리 익어

탄닌 성분 숙취 해소에 탁월

 

홍시(紅枾)는 보통 떫은감으로 만든다. 말랑하고 부드럽다고 해서 ‘연시(軟枾)’라고도 부른다. 감의 떫은맛은 ‘탄닌’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감이 익어 홍시가 되면 떫은맛이 사라진다. 보통 나무에 달린 상태나 수확 후 자연스럽게 익히기도 하고, 인위적인 처리로 떫은맛을 없애기도 한다. 잘 익은 홍시는 겉면이 붉고 매끈하며 속살은 말랑말랑하고 무르다.

홍시 중에서도 경북 청도에서 나는 <청도반시>가 유명하다. 씨가 없고 모양이 납작해 ‘반시(盤枾)’라고 한다. 이는 청도의 감나무가 암꽃만 있고 수꽃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도지역의 독특한 기후도 한몫한다. 신기하게도 <청도반시>를 다른 지역에 심으면 씨가 생긴다. 양태식 경북 청도군농업기술센터 계장은 “<청도반시>는 육질이 연하고 당도가 높은 데다 씨가 없어 가공이 편리하다”며 “같은 홍시라도 <청도반시>는 식감이 더 쫀득하다”고 말했다.

< 대봉시>도 빼놓을 수 없다. <대봉시>는 ‘대봉(大峰)’이라는 이름처럼 길쭉한 타원형에 끝이 산봉우리처럼 뾰족하고 일반 감보다 1.5∼2배 크다. 노란빛이 나는 주황색에서 다 익으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잘 익은 <대봉시>는 과육이 달고 진하다. 단, <대봉시>의 꼭지 부분과 심에 탄닌 성분이 많아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니 떼고 먹는 게 좋다. 전남 영암과 경남 하동의 <대봉시>가 유명하다.

그렇다면 홍시는 어떻게 익힐까. 요즘에는 인체에 무해한 연화제를 쓰기도 한다. 연화제를 쓴 감은 일주일만 두면 말랑해진다. 자연적으로 홍시를 만들려면 사과와 함께 보관하는 게 좋다. 사과에선 과일을 빨리 익게 하는 에틸렌 가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같은 원리로 감 꼭지에 소주를 묻힌 다음 보관하면 빨리 숙성된다.

홍시는 그냥 먹어도 별미, 얼려 먹어도 별미다. 으깬 홍시는 천연 조미료로도 쓸 수 있다. 2003년 방영된 MBC 사극 <대장금>의 명대사 중 하나인 “홍시 맛이 납니다”라는 대사도 고기에 홍시를 넣어 단맛을 낸 것을 어린 장금이가 알아차리면서 한 말이다. 고기 요리에 홍시를 넣으면 자연스러운 단맛은 물론 은은한 윤기를 낼 수 있다.

홍시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홍시에는 비타민·탄닌 성분이 많아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해주고 갈증을 없애주며 소화 기능 향상을 돕는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