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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및 복지정보

알알이 영양덩어리…알찬 여름감자

작성자
최은미
등록일자
2016년 6월 28일 0시 0분 0초
조회
506
 

△ 전세계 대표 알짜 음식

“느 집엔 이거 없지? 너 봄감자가 맛있단다.” ‘김유정 동백꽃 中’

점순이는 좋아하는 소년에게 감자를 건넸다. 봄이든 여름이든 감자는 제 때 수확해 잘 보관하면 고유의 맛을 잃지 않는다. 쌀보다 감자를 더 많이 먹던 시절, 그마저도 잘 못먹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점순이는 자신의 순수한 마음을 담아 감자 한 알을 준 것이었다. 화가 박수근은 근대시대의 풍경을 그려내면서도 도마 위의 감자 몇 알은 크게 포착했고, 프랑스 화가 고흐는 ‘감자 먹는 사람들’을 화폭에 담았다.

음식을 넘어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위로하는 매개체였으리라. 가마솥에 감자 몇 알 푹 쪄내 껍질을 까는 둥 마는 둥 한입 크게 베어 물어 함께 나누어 먹던 추억이 서렸다. 뜨거운 김을 호호 불어가며 말없이 먹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위로고, 행복이다. 누군가는 반쪽으로 쪼개진 감자를 보며 수십 가지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밋밋하고 심심한 맛이지만 씹을수록 달다. 먹다보면 슬쩍슬쩍 흙냄새를 풍기기도 하니, 대지에서 탄생한 주인공임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동서양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굶주렸던 배를 톡톡히 채워준 존재, 그 시절의 삶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 이유있는 감자의 변신

올해는 하지에 들어서자마자 장마철이 시작됐다. 감자는 보통 비를 맞으면 썩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해야 한다. ‘줄기식물’이기 때문에 햇빛을 오래 쐬면 색깔이 파래져 '독이든 감자’로 변한다.

1980년대만 해도 제철이 아닐 때 값이 비쌌다. 고작 2~3개가 들어 있는 감자탕을 보며 “이게 무슨 감자탕이야?”라는 아들녀석의 투정도 들어봤을 게다. “‘감자탕’의 ‘감자’는 ‘돼지 척추뼈’를 일컫는 말이야.”라고 설명해보지만 이미 그것은 뒷전이고 돼지뼈 사이의 고기들을 알아서 쪽쪽 빨아먹는다. 조연이 주연으로 착각케 하는 요리도 감자탕 말고는 보기 힘들 것이다.

요즘에는 웰빙, 다이어트 식품으로 떠올라 우리의 식탁 위를 활보하고 있다. 삶거나 튀기거나 굽거나 다양한 조리법이 가능한 음식으로 칼로리는 낮지만 포만감을 줘 어느 요리에든 자주 쓰인다.

감자전, 감자볶음, 감자조림, 감자스프, 감자떡 등 감자를 주재료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닭볶음탕, 된장찌개, 갈비찜 등 보조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식탁 위를 장식하니 이만한 다재다능한 식재료도 없을 것이다.

생으로, 요리로 맛은 물론이거니와 영양도 풍부하니 이곳저곳에서 소환되는 인기 재료다. 새빨간 양념에 본연의 모습은 감추어 있을지라도 한 입 베어 물면 정체는 홀연히 드러난다. 갖은 양념으로 뒤덮여 으깨져도 감자 맛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 잘생겨야 맛도 좋다!

보기 좋은 감자가 맛도 좋다. 흠집이 적고 모양이 동그랗고 통통하며 껍질의 두께가 얇아야 좋다. 껍질이 일어나 있는 감자는 완숙하지 않은 것을 일찍 수확한 것이므로 무르고 맛이 싱겁다. 눌러보았을 때 단단하고 속이 꽉 찬 것을 골라야 한다. 표면에 흠 집이 난 것은 금세 썩어 오래 보관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감자까지 썩게 하므로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주름이 많고 껍질이 녹색을 띠거나 싹이 많은 것 또한 수확한 지 오래되거나 보관을 잘못한 것이니 잘 살펴야 한다. 너무 큰 것은 속이 비어 있는 경우일 수 있으므로 적당한 크기로 균일하게 잘 선별된 것이 좋다. 감자는 상자에 신문지를 덮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여기에 사과 1~2개를 같이 넣어두면 싹이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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